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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코인 한달...봉사센터가 북적인다

노원코인 받기 위한 자원봉사 문의 10배↑, 재활용품 기부 20%↑
하루 40명꼴 신규이용자 늘어...발행액 한달새 2,600만원 기록

  • 원재연 기자
  • 2018-03-09 18:31:55
“어떻게 해야 참여할 수 있는지 물어보는 문의가 하루에 100건이 넘게 들어오고 있어요.”

노원구민회관 내 자원봉사 센터에서 일하는 최모씨(38)는 “요즘 업무의 절반 이상이 전화를 받는 일”이라고 호소했다. 대부분 자원봉사 참여 방법을 묻는 질문이다. 하루에 많아야 10건도 들어오지 않았던 문의가 이렇게 증가한 것은 지난달 1일 노원구에서 지역 화폐 ‘노원(NW)’을 시행한 이후로 생겨난 현상이다. 지역 행정에 녹아든 암호화폐는 주민들의 자원봉사 참여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냈다.

노원코인 한달...봉사센터가 북적인다
노원구에서는 자원봉사를 하면 1시간당 700NW을 지급받을 수 있다.
노원코인은 지난해 12월 노원구에서 암호화폐를 이용해 지역의 사회적 참여를 더 끌어올리고자 시작됐다. 자원봉사, 기부·기증 등 사회적 가치를 증진하는 활동을 하는 노원구민들에게 지급되며, 1노원은 한화 1원과 똑같다. 다만 노원지역 내에서만 화폐의 가치를 가진다. 암호화폐가 지역화폐로서 보상에 활용될 때 어떤 효과가 있을지는 누구도 장담하기 어려웠지만 노원구는 일종의 실험으로 노원코인을 내놨다. 노원구 관계자는 “기존 자원봉사자에게 지급하던 자원봉사자 카드 제도를 폐지하고 이를 대신해 노원코인으로 지급하기로 했다”며 “생소하고 기존에 없던 개념인 만큼 노원코인의 안착을 위해 기존부터 자원봉사를 하던 17만명 정도의 봉사자들을 잠재 이용자로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었다”고 덧붙였다.

카드를 코인으로 전환한 시도는 더 많은 구민들을 사회적 활동으로 유도하기에 충분했다. 한 구민회관 관계자는 “원래 하던 사람만 하던 자원봉사에 이제 더 많은 주민이 참여한다”며 “지난 한 달 간 하루에 40명 정도의 신규 이용자가 발생하고 있다. 코인 발행액도 한 달 새 2,600만원 어치가 보급됐다”고 덧붙였다.

노원코인 한달...봉사센터가 북적인다
사진=되살림 가게. 노원코인 가맹점에는 노원구에서 배포한 코인 사용 대한 안내가 붙어있다.
재활용품 기증 또한 증가했다. 지하철 노원역에 위치한 재활용품 매장 ‘되살림 가게’는 입구부터 노원코인(NW)사용매장 안내 문구가 손님들을 반기고 있었다. 기부명단에는 재활용품을 기부하고 코인을 받기 위해 기증자들이 쓴 이름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되살림 가게에서 근무하는 김모씨(45)는 “노원코인 시행 이후 기부율이 20%가량 늘었다”며 놀라움을 드러냈다. 그는 “노원코인으로 매장에서 중고물품을 구매하는 사람들도 조금씩 늘고 있다”며 코인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암호화폐를 적용한 것만으로 어떻게 사회적 기여가 늘어날 수 있었을까. 노원구청 관계자와 노원구에서 만난 이들은 “노원코인이 현실적인 보상이 된다”는 답을 내놨다. 노원구에서 받을 수 있던 지역 할인 카드는 50시간 이상의 자원봉사를 할 때에만 발급받을 수 있었지만 노원 코인을 도입하면서 1시간을 봉사하더라도 700노원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틈틈히 적은 시간을 지역사회에 봉사하더라도 보상이 돌아오다 보니 주민들은 보다 쉽게 사회적 참여를 실천하게 됐다.

노원코인 한달...봉사센터가 북적인다
사진= ‘지역화폐노원’ 어플리케이션 실행 모습. 노원코인은 ‘지역화폐노원’어플리케이션의 QR코드를 이용해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공공시설 외의 민간 가맹점에서도 노원코인이 사용되는 풍경을 적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손님들로 북적이는 노원구의 한 유명 식당 직원 윤모씨(22)는 “10명 중 3명 정도의 손님이 노원지역화폐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결제 하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지역화폐라는 것만 알았지 이것이 암호화폐인지는 몰랐다. 손님들도 마찬가지다”고 덧붙였다. 노원구에서 만난 주민들 대부분은 노원코인이 암호화폐라기 보다는 지역 할인혜택의 한 종류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어찌보면 이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일부 개발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일상에 녹아들 수 있는 정책수단이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실제 노원 코인의 주 사용층은 중년 여성층이다. 노원구민회관에서 만난 구민 이모씨(53)은 “주부들이 자원봉사나 재활용을 많이 하기 때문인 것 같다”며 “주로 구민체육센터나 문화센터 강의를 들을 때 코인을 사용한다”고 코인의 사용처를 밝혔다.

노원코인은 지난 한달간 약 500만원 어치가 소비되었다. 3,700명의 실 사용자가 노원코인 생태계를 조금씩 만들어가고 있었다. 노원구 관계자는 “암호화폐에 대한 전반적 인식이 부정적이어서 할인혜택이나 포인트의 한 종류로 설명할 수 밖에 없었지만 이는 앞으로 노원코인이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기도 하다”며 “노원코인 생태계가 조금 씩이라도 더 커지고 구민들의 인식도 긍정적으로 확대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원재연 인턴기자 wonjaeyeon@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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