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decenter

공유하기

닫기

[코인레일 해킹사태③]투자자 갈 곳 없고, 거래소 갈 길 멀다.

늦어지는 협회 자율 규제안…"이달 중 내놓겠다"
거래소간 엇갈리는 이해관계…접점 찾기 난망
투자자 "안전한 거래소 어디에도 없다. 불안"
거래소 "보안 찾아 삼만리…각자 도생"
반복되는 보안사고, 근본적 예방대책은 언제?

  • 김연지 기자
  • 2018-06-11 19:05:33
[코인레일 해킹사태③]투자자 갈 곳 없고, 거래소 갈 길 멀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레일의 거래중단 사태가 길어지면서 투자자들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다른 거래소들도 ‘남의 일이 아니다’라며 뒤늦게 대비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고, 협회도 서둘러 자율규제안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투자자들도 안전한 거래소를 찾아 투자자산을 옮길 채비에 나섰다.

그러나 이미 벌어진 해킹 사태로 인해 암호화폐 가격은 폭락했고, 코인레일 고객들은 거래가 묶여 팔지도 못하면서 피해만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투자자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매번 반복되는 거래소 보안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늦어지는 자율규제안…소 잃고 외양간 고치나= 거래소들이 만든 한국블록체인협회는 지난해부터 “자율규제안을 마련하겠다”고 입이 닳도록 얘기했다. 전하진 협회 자율규제위원장은 지난 4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율규제안을 통해 거래소 시장의 질서를 확립하고 이용자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6월 초까지 위원회 의결을 거쳐 협회 홈페이지에 최종 심사결과를 공지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자율규제안 심사결과 발표가 늦어지자 일부에서는 ‘협회가 정부의 눈치를 너무 보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낸다. 이에 대해 협회는 “늦어지고는 있지만 정부 때문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김현기 협회 사무국장은 “처음 하는 심사다 보니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다”며 “평가항목을 심사하다 보니 미흡한 부분이 있어 해당 부분을 메우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방선거나 정부와의 대립 때문은 아니고, 늦어도 이달 중으로는 결과를 내놓겠다는 것이다.

◇거래소간 동상이몽… 접점 찾기 힘들 듯= 자율규제안이 늦어지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회원사간 이해관계가 극명하게 엇갈린다는 점이다. 협회가 대형 거래소와 중소형 거래소 간의 ‘접점 찾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형 거래소는 강력한 자율규제안을 원한다. 자금상황이 넉넉하고 인적·기술적 여력이 있는 만큼 자율규제안을 진입 장벽 삼아 신규 거래소와 격차를 벌려 반사이익을 얻겠다는 계산이다. 반면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중소형과 신규 거래소는 자율규제안의 문턱을 높여 놓으면 생존이 힘들 수 있다고 하소연한다. 대형 거래소와의 공정경쟁은 애초부터 언감생심이라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거래소 대표는 “중소 거래소 입장에서는 협회가 아닌 정부 차원의 가이드 라인이 있었으면 한다”며 “중소 및 신규 거래소들 사이에서 협회는 특정 업체를 위해 규율을 만드는 단체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코인레일 사태는 회사가 휘청거릴 정도로 엄청난 손실이 예상된다”며 “지금은 어떤 거래소도 보안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사태를 어떻게 예방하느냐가 정말로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글로벌 관점에서 거래소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규제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블록체인 마케팅 및 컨설팅 업체인 팀위(teamw.e)의 권영은 대표는 “장기적 관점에서 자금력이 부족한 신규 거래소들이 살아남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제한 뒤 “신규 거래소를 위한 규제안이 아니라 해외 거래소와 경쟁해서 이길 수 있는 선별적 지원책과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투자자 “어디에도 안전한 거래소 없다. 고민 중”… 거래소 “보안 갈 길 멀다”= 코인레일 해킹사태 이후 안전한 거래소를 찾는 투자자들의 발길이 빨라졌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대형 거래소로도, 중소형 거래소로도 갈 곳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대형 거래소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평가하지만, 사기와 횡령 등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중소 거래소는 상대적으로 조용할 수 있지만 해킹사고가 나면 투자금을 날릴 가능성이 높다.

거래소들은 나름대로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부산하다.

김용익 업비트 홍보과장은 “업비트는 안전한 보안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보안 관련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있고 월렛 보안을 위해 빗고(Bitgo)의 이중 월렛을 채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보안컨설팅 업체 티오리로 부터 컨설팅을 받아 24시간 강도 높은 모니터링을 한다”며 “올해 3분기 내 한국인터넷진흥원으로부터 ISMS 인증 심사도 받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최용순 빗썸 홍보부장은 “빗썸은 안랩의 보안솔루션을 구축했다”며 “ISMS와 더불어 PIMS(개인정보보호관리체계) 도입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올해 3분기 내 ISMS 인증 심사를 받겠다는 계획이다. 고팍스 측은 “협회 및 진흥원 쪽에서 업데이트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정보를 받아보는 상황”이라며 “추후 어떤 보안 시스템이 구축될지는 시장이 안정됨에 따라 확실히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고팍스는 해킹 사태가 없었다”며 “보안성 측면에서 현재로서는 확실한 조치를 취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대형 거래소들은 각자 보안을 강화하고 있지만, 중소 거래소들은 여전히 공정경쟁을 외치며 정부 차원의 대책을 요구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 달부터 정부 차원의 규제가 곧 있을 것으로 모두가 예상하고 있다”며 “6·13 지방선거 이후에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보고 움직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연지 인턴기자 yjk@decenter.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XC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이메일 보내기

보내는 사람

수신 메일 주소

※ 여러명에게 보낼 경우 ‘,’로 구분하세요

메일 제목

전송 취소

메일이 정상적으로 발송되었습니다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