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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주의 스타트업 코칭]신뢰 얻을 때까지 살아남아라

<71> 유니콘 기업도 초기 투자유치는 어렵다
에어비앤비도 초기엔 문전박대 수모 당해
계획·결과 공유...끊임없이 투자자 접촉을
<조성주 KAIST 경영대 교수>

  • 오현환 기자
  • 2018-07-31 16:45:36
[조성주의 스타트업 코칭]신뢰 얻을 때까지 살아남아라
조성주 KAIST 경영대학 교수

현재 기업가치가 300억달러에 달하는 유니콘 기업(기업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스타트업을 전설 속의 동물인 유니콘에 비유). 지난해 매출은 26억달러를 기록했고 지금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 스타트업이 궤도에 오르게 된 것은 지난 2009년 한 투자사로부터 6%의 지분을 2만달러에 투자받으면서다. 9년 전 그 2만달러의 지분가치는 현재 18억달러가 됐다. 대략 2,200만원의 투자금이 2조원으로 늘어난 것이다. 놀라운 성장이다. 이 정도의 성장을 보여줄 스타트업이라면 사업 초기부터 투자유치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지 않았을까.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창업 초기 이들에게 관심을 주는 투자자가 없었다. 창업자들은 아파트 월세조차 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회사 운영비를 신용카드로 돌려막으며 근근이 살았고 과자를 팔아서 카드빚을 갚기도 했다. 투자를 받기 위해 노력도 했다. 알음알음으로 20여명의 투자자 연락처를 구했다. 그러나 열 군데와는 미팅 약속을 잡지 못해 만나지도 못했고 미팅을 한 모든 곳에서도 거절당했다. 심지어 카페에서 만난 어떤 투자자는 음료를 마시다 말고 조용히 나간 후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세계 최대의 숙박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 이야기다. 많은 투자자가 복권 같은 기업을 알아보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일은 초기 스타트업에 흔히 생기는 일이다. 스타트업의 미래를 판단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에어비앤비가 초기 투자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를 살펴보며 교훈을 얻어보자.

첫째, 일단 살아남아야 한다. 최초의 에어비앤비 투자자는 와이콤비네이터(이하 ‘YC’)의 폴 그레이엄이었다. 그는 창업자들이 과자(정확히는 시리얼)를 팔아 버텼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바퀴벌레 같은 생명력을 가졌다’고 했다. 후에 폴은 ‘사람들에게 5달러짜리 시리얼을 40달러에 사도록 설득할 수 있었다면 모르는 사람의 집에서 잘 수 있도록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창업자들의 근성을 본 것이다.

둘째, 신뢰를 만들어간다. 에어비앤비를 YC에 추천한 사람은 마이클 세이벨이라는 사람이다. 창업자들을 옆에서 쭉 봐왔고 믿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창업자들은 YC에 머무는 동안 폴에게 배운 것을 빠르게 실행하며 목표를 달성하고 결과를 공유했다. 폴은 그들을 신뢰할 수 있게 됐으며 다른 투자자들에게 이들을 소개했다. 신규 투자자들은 비즈니스 모델에 폴의 신뢰가 더해져 투자를 결정하게 됐다. 신뢰가 투자로 이어지는 것이다.

셋째, 적합한 투자자를 만날 때까지 시도한다. 아무리 사업전망이 밝다고 하더라도 투자자가 그 산업을 잘 모를 수 있다. 투자자들도 자신이 잘 아는 분야, 관심 분야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 게 잘 맞지 않으면 투자가 이뤄지기 힘들다. 에어비앤비의 두 번째 투자자인 세쿼이아의 그레그 맥아두는 휴가와 숙박 산업을 깊이 있게 연구한 사람이었다. 에어비앤비의 사업 가능성을 한눈에 알아봤고 창업자들에게 자신의 인사이트까지 공유해줬다. 이런 투자자를 만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 사람을 만나야 할 것이다. /sungjucho@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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