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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준 지닉스 대표 "암호화폐 거래소의 본질은 투자 자문, 상장에 책임져야"

"증권사처럼 어떤 상품에 투자할지 추천하고, 이에 대한 책임 지는 역할"
"상장한 암호화폐, 거래소가 직접 투자해 변동성 줄여줘야"
마이닝 거래소, 상장 투표시스템 '생태계 왜곡 주범
지닉스의 주요 상장 기준은 "커뮤니티 생태계"'

  • 원재연 기자
  • 2018-08-08 15:08:29
최경준 지닉스 대표 '암호화폐 거래소의 본질은 투자 자문, 상장에 책임져야'

“암호화폐 거래소의 역할은 환전소가 아닙니다. 거래소의 본질은 투자자들에게 어떤 프로젝트에 투자하면 좋을지 추천해주는 투자자문입니다. 이에 건전한 시장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거래소들이 좋은 암호화폐를 상장하고, 상장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한중합작 암호화폐 거래소 지닉스의 최경준(30·사진) 대표는 “거래소들도 투자를 권유하는 암호화폐에 직접 투자하는 등 책임을 지면서 프로젝트와 시장을 육성해 나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른바 ‘거래소 춘추전국시대’에 접어들었다. 전 세계의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트레이딩 마이닝, 상장투표 시스템 등 각자 나름의 전략을 앞세워 투자자들의 거래를 끌어내기 위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거래소들은 과연 산업 생태계에 기여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지 회의적인 시각이 만만찮다. 최 대표는 이런 분위기를 잘 알고 있었다. 이에 그가 꺼내든 암호화폐 거래소의 역할론이 바로 ‘책임지는 투자자문사’다. 이는 물론 최 대표가 지향하는 지닉스의 운영 방향이기도 하다.

최 대표는 “현재 암호화폐 시장은 나스닥이나 코스닥 등 주식시장처럼 일정한 상장 기준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의 잣대로 암호화폐를 상장하고 있다”며 “이는 결국 거래소들이 투자자문을 하고 권유를 하는 행동인데, 그러면서도 거래소들은 투자자문 행위에 대한 책임은 전혀 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상장을 했다면) 거래소 들이 그 프로젝트에 투자를 해야 한다”며 “다만 상장전에 싼 가격에 투자해서 개인투자자에게 파는 방식이 아니라 상장 이후 유통 시장에서 투자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를 통해 거래소들이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 시장에서 일종의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지금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발행시장에서 큰 손은 있지만 (주식시장의 기관 투자자 같은) 유통시장의 큰손은 없다”며 “이에 가격을 방어해 주거나 대량 매도 물량이 나올 때 이를 받아줄 유인이 없어 변동성이 더 커지는 게 지금 암호화폐 투자 시장의 현실”이라고 했다. 그는 “발행시장에 투자하는 크립토 펀드들이 유통시장으로 나오거나, 주식시장의 전문 기관 투자자가 나와야 하는데, 현존하는 크립토 산업에서 유통시장의 메이저 플레이어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거래소”라고 강조했다. 암호화폐 투기를 넘어 블록체인 생태계 육성이라는 근본적인 목표를 위해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최근 유행하는 거래소들의 마케팅 전략에도 회의적인 시선을 내비쳤다. 그는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거래소 상장 투표 시스템과 마이닝, 자체 암호화폐 발행 등은 암호화폐 생태계를 망치는 주된 원인”이라고 했다. 트레이딩 마이닝은 거래소 이용자들이 암호화폐를 사고 팔 때마다 거래소 토큰을 보상으로 확보하는 형태의 운용 시스템이다. 상장 투표 시스템이란 이렇게 거래소 토큰을 마이닝하거나 구매해 보유하고 있는 이용자들이 이를 일종의 투표권처럼 행사해 거래소에 상장될 신규 암호화폐를 직접 선정할 수 있는 제도다.

최 대표는 “상장투표시스템은 투표권을 부여한다는 명목으로 거래소가 자체 발행 토큰을 판매하는 구조인데 결국은 상장 투표권을 파는 방식으로 간접적으로 상장비를 받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더 큰 문제는 상장을 원하는 암호화폐 발행사들 중 토큰을 많이 산 업체가 상장이 될 수 있으므로 좋은 프로젝트들이 지지를 받기보다 상장을 위해 많은 비용을 들이는 프로젝트가 실제 상장이 되는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점”이라며 “결국 큰손들의 의도에 맞게 상장 결과가 정해질 수 있어 시장의 왜곡을 가져올 수 있다”고 꼬집었다. 최 대표는 트레이딩 마이닝을 두고서도 “거래량을 일시적으로 올리는 효과는 있지만 지속가능성은 없다”고 평가했다.

최 대표는 이에 지닉스의 경우 상장을 할 때 블록체인 생태계가 활성화할 수 있는 지를 중점적으로 본다고 했다. 최 대표는 “대부분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오픈소스인 만큼 각각 기술 격차는 크지 않다”며 “중요한 것은 해당 프로젝트를 구동시키는 생태계가 얼마나 제대로 구축되는가”라고 전했다. 암호화폐 개발자와 투자자, 사용자, 채굴자 까지 네 커뮤니티가 선순환을 이루어야 건실한 프로젝트라는 진단이다. 그는 “하드 포크를 통해 비슷한 기술 수준을 지닌 코인을 만들 수는 있더라도 생태계는 복제할 수 없다”며 “생태계 구축이 가장 힘든 만큼 이를 중심으로 상장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지닉스는 한국과 중국의 금융, 보안 전문가가 설립한 한중 합작 암호화폐 거래소로 지난 5월 문을 열었다. 협력사로는 중국 최대 블록체인 미디어인 진서차이징과 비시지에, 국내 파트너로는 코인매니저 등이 참여해 있다.

/원재연기자 wonjaeyeon@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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