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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터 아카데미⑦-1]사기ICO 판별법…토큰 아닌 프로젝트, 마케팅 아닌 커뮤니티, 상장 아닌 생태계 살펴야

하루에 10개씩, 여전한 ICO열기…프로젝트 4,000개 넘어
ICO 숫자 감소 추세…5개 중 1개는 사기 또는 사기성 ICO
유명인 마케팅 내세우고 숫자 조작…정보는 철저히 가려
사기 ICO 여부는 '프로젝트 진행 의지와 능력' 보고 판단
정보의 비대칭성·법의 사각지대 문제…불나방 투자 신중해야

  • 이화여대 융합보안연구실
  • 2018-08-13 06:10:00
[디센터 아카데미⑦-1]사기ICO 판별법…토큰 아닌 프로젝트, 마케팅 아닌 커뮤니티, 상장 아닌 생태계 살펴야

[디센터 아카데미⑦-1]사기ICO 판별법…토큰 아닌 프로젝트, 마케팅 아닌 커뮤니티, 상장 아닌 생태계 살펴야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다. 암호화폐를 발행해 돈을 모으는 것을 ICO(Initial Coin Offering·암호화폐공개)라고 한다. ICO에 대한 열기가 올해 초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뜨겁다.

ICO 통계 사이트 ICO벤치에 올라온 ICO는 11일 현재 4,091개로 4,000개를 넘었다. 지난달에만 315개, 하루에 10개꼴로 새로운 ICO가 시작됐다. 다만 3월의 546개에서 4월 476개, 5월 350개, 6월 330개 등 ICO는 계속 줄어가는 추세다.

새로운 ICO 숫자도 줄고 있지만, 진행 중인 프로젝트 숫자도 줄고 있다. 1년을 못 버티고 문을 닫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열심히 하다가 실패한 경우도 많지만, 돈만을 목적으로 의도를 갖고 사기 ICO를 진행한 경우도 많다는 사실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 세계에서 진행된 1,450건의 ICO 가운데 20%가량인 271건이 사기 또는 사기에 가깝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5개 중 1개가 사기 또는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고, 지금까지 밝혀진 피해 규모만 2억7,300만 달러(약 2,963억)에 달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많은 사기 ICO가 가능할까? 투자자 입장에서는 어떻게 사기 ICO를 골라낼 수 있을까?

우선 사기 ICO 유형을 살펴보면, 사기 ICO는 유명인사의 인지도를 악용하고 마케팅 자료를 거짓으로 날조했다. 코인을 발행하는 기업의 주소나 책임에 관한 정보를 고의로 숨기고, 재무상황을 허위로 조작하고 백서를 표절하는 등 전형적 사기 행태를 보였다.

가장 대표적 사례로는 ‘센트라코인’이 꼽힌다. 센트라텍은 “비자·마스터 카드와 손잡고 오프라인에서 결제 가능한 센트라코인을 발행하겠다”며 천재 복서 메이웨더 등 유명인들을 앞세워 3,200만 달러, 360억원 가량을 모았다. 그러나 지난 4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센트라코인이 사기라며 창업자를 구속했고,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등은 센트라코인의 상장을 폐지했다.

불가리아 암호화폐 기업인 원코인(Onecoin)은 네트워크 마케팅으로 3억5,000만 달러, 약 3,900억원 어치의 코인을 팔았다. 그러나 지난해 4월 원코인 개발은 거짓으로 사기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불가리아, 베트남, 핀란드, 태국 등에서 영업이 정지됐다.

‘사기 ICO’ 여부를 판별하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핵심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진행할 의지와 능력의 여부’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팀과 계획이 없는 상황에서 자금모집을 위해 웹 사이트를 만들고 소셜 미디어 등에 글을 올려 투자금을 모은다면 사기다. ICO 후에 프로젝트를 실제로 진행할 수 있는 준비가 갖춰져야 한다. 이는 목표로 한 최소한의 투자자금(소프트캡)을 모으지 못해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않는 ‘실패’와는 완전히 다르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사기 ICO가 많을까?

가장 근본적이고 일차적 이유는 ICO 기업의 ‘도덕적 해이(Moral Hazard)’ 때문이다. ‘도덕적 해이’는 보험에서 유래됐다. 보험 가입자가 보험사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자기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가령 운전자는 차를 운전하다 사고가 나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런데 보험에 가입한 경우, 보험사가 손해배상 등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점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주의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도덕적 해이가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이라고 말한다. 도덕적 해이를 처음 제시한 노벨 경제학 수상자 벵트 홀름스트룀(Bengt Holmstrom)은 ‘정보의 비대칭 때문에 도덕적 해이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보험 가입자가 보험사보다 많은 정보를 갖고 있기 때문에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기 ICO’도 도덕적 해이가 문제다. ‘정보의 비대칭성’ 그리고 ‘정부의 손이 미치지 않는 사각지대’에 ICO가 놓였기 때문에 사기도 많다.

정보의 비대칭성은 불투명한 ICO 절차로 인해 더 커졌다.

프로젝트들은 ICO를 진행하면서도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주식을 발행하는 IPO(기업공개)는 증권사가 주관사로써 정보를 철저히 검증한다. 반면 ICO는 백서에 명시된 내용의 정확성과 투명성, ICO 주체의 신뢰성 등을 검증하는 곳도, 절차도 없다. ‘비즈니스 아이디어’ 하나만 보고 투자하는 구조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실체도 없고 검증도 안 된 아이디어를 놓고 투자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ICO 정보는 백서에만 담겼는데, 백서에 제대로 된 정보가 없다. 룩셈부르크 대학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150여 개 ICO 가운데 프로젝트 관련 재정 정보가 없는 경우가 25%나 됐고, 21%는 백서에 프로젝트를 만들고 이끄는 창립자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없었다.

투자를 결정할 때도 문제지만, 투자를 한 후에도 프로젝트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검증하기가 어렵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프로젝트가 잘 진행되고, 좋은 성과가 나서 코인 가격 상승 등 보상이 주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그렇지만 현실에서는 프로젝트팀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지’, ‘현재 진행상태는 어떤지’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기가 힘들다.

ICO 구조상 프로젝트팀과 투자자 사이에 정보의 비대칭이 심각하다. 만약 ICO 이후에 프로젝트가 실패했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하거나 야반도주해도 이를 확인하고 막을 방법이 없다. 결국 객관적 검증 작업 없이 백서에만 의존해 아이디어에 투자하는 ICO의 특성상 프로젝트팀들의 도덕적 해이를 막을 수 없다.

내부가 아닌 외부도 마찬가지다. 사기 ICO를 규제할 법적 장치가 갖춰져 있지 않다. 법적제재 또는 법적 보호장치가 불충분한 틈을 타서 돈을 벌겠다는 헛된 욕망에 불나방처럼 ICO에 뛰어드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로 ICO 후에 프로젝트가 실패하거나 토큰이 휴지 조각이 돼도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법적 도구가 없다.

ICO는 근본적, 구조적 이유로 당분간 사기가 많을 수 밖에 없다. 그런 만큼 투자자들은 토큰이 아닌 프로젝트, 마케팅이 아닌 커뮤니티, 상장이 아닌 생태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화여대 융합보안연구실

※편집자주


[디센터 아카데미⑦-1]사기ICO 판별법…토큰 아닌 프로젝트, 마케팅 아닌 커뮤니티, 상장 아닌 생태계 살펴야
이화여대 융합보안연구실(CS Lab)을 이끌고 있는 채상미(왼쪽)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경영학 석사, 뉴욕주립대에서 경영정보시스템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기업의 정보보안 정책과 보안 신기술 도입 전략, 블록체인의 활용과 적용을 연구 중이다. 박민정(오른쪽) 연구원은 성신여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이화여대에서 빅데이터 분석학 석사, 경영학과 박사를 수료했다. 현재 블록체인과 개인정보보호, 정보보안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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