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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터 소품블27]해커톤, 열정을 담아내는 경쟁 그리고 블록체인

  • 조민양 동서울대학교 교수
  • 2018-11-01 09:05:20
[디센터 소품블27]해커톤, 열정을 담아내는 경쟁 그리고 블록체인
지난 10월29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ABF in Seoul’의 공식 웰컴파티에서 ‘BBR X DAYBIT 블록캠프 해커톤’ 대회의 시상식이 열렸다. /사진=디센터DB

[디센터 소품블27]해커톤, 열정을 담아내는 경쟁 그리고 블록체인
조민양 동서울대학교 컴퓨터소프트웨어과 교수·한국블록체인학회 부회장

‘초원이 다리는 백만불짜리 다리.’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말아톤’이라는 영화의 대사다. 당시 영화배우 조승우가 주연을 맡아 열연을 했고, 500여만 관객을 동원했다. 말아톤은 5살 지능을 갖고 있는 20살 청년의 마라톤을 통한 성장 이야기이다. 실제 주인공인 배형진씨는 42.195㎞를 3시간내에 완주하는 서브3(아마추어에게는 로망이다)의 실력자이기도 했다.

해킹(hacking)이란 단어가 있다. 초기의 해킹은 ‘개인의 호기심이나 지적 욕구의 바탕 위에 컴퓨터와 컴퓨터간의 네트워크를 탐험하는 행위’를 말했다. 악의적으로 ‘다른 컴퓨터 시스템을 침입할 때 파괴적인 계획을 갖고 침입하는 행위’는 크래킹이라 한다.

현재의 해킹은 ‘어떤 의도에 상관없이 다른 컴퓨터에 침입하는 모든 행위’를 말한다. 전산망을 통해 타인의 컴퓨터 시스템에 접속 권한 없이 무단 침입해 부당 행위를 하는 것이다. 반면 긍정적 의미로 ‘각종 정보 체계의 보안 취약점을 미리 알아내고 보완하는 데에 필요한 행위’란 뜻도 갖고 있다.

마라톤에 해킹이란 단어를 합친 용어가 ‘해커톤(hackathon)’이다.

해커톤은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의 프로그래머, 그래픽 디자이너, UI 설계자, 프로젝트 매니저 등이 집중적으로 작업을 하는 소프트웨어 관련 프로젝트 이벤트이다. 주로 밤을 세워가며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거나 제시하는 경연대회를 말한다.

지난 주말인 10월 27일과 28일 이틀 동안 서울 공덕동 마포창업허브센터에서는 서울시와 서울경제신문,체인파트너스 등이 공동 주최한 ‘ABF(Asia Blockchain & Fintech) in Seoul’ 행사의 일환으로 3세대 암호화폐 거래소 데이빗과 BBR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BBR X DAYBIT 블록체인 해커톤’이 열렸다. 30개 팀, 15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뜨거운 열기로 후끈 달아오른 젊음의 향연이었다. 블록체인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 젊은 개발자들이 이렇게 많았나 싶을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같은 날 서울 삼성동에서도 ‘ABF in Seoul’의 부대행사로 도라핵스가 진행하는 또 다른 해커톤 행사가 열렸다. 동시에 제주도에서도 블록체인 해커톤이 열리는 등 곳곳에서 성황을 이뤘다.

매우 신선한 이벤트로 젊은 개발자들이 스타트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밑거름이 되는 행사로 자리 매김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럼에도 한가지 아쉬운 점은 있다.

해커톤은 일종의 경연대회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자신의 실력과 역량을 키워주는 좋은 자극제이자 성장의 동력이 되는 이벤트다.

요즘 케이블TV에서는 ‘쇼미더머니 777’이라는 랩 경연대회가 화제 속에 진행 되고 있다. 일종의 랩 배틀이다. 매번 해당 프로그램을 보면서 느끼는 것이 있다. 시즌 내에서 경연이 거듭할수록 참가자들의 실력이 늘고 있는 것이 보인다. 또 지난 시즌에서는 만족할 만한 성과를 올리지 못했던 래퍼가 다음 대회에서는 실력 향상을 뛰어 넘어 괴물이 되어 나타나는 것을 종종 목격한다. 경쟁이 주는 좋은 결과물이다.

물론 모든 래퍼들이 다음 대회에 나온다고 실력이 향상 돼 있지는 않다. 노력한 만큼의 성장세를 시청자들은 모두 다 느낄 듯 하다.

이런 경쟁체제를 블록체인 업계에도 활용했으면 어떨까 하는 제안을 해본다.

국내에 메인넷을 추구하며, ICO(암호화폐 발행)를 완료한 기업이나, 생태계 조성에 노력하는 스타트업들이 많이 있다. 이들은 DApp(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이 많아져야 생태계가 조성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렇지만 킬러 앱이 나오기를 기다리고만 있다. 좀 더 적극적 발굴 활동에 나서야 한다.

ICON, HYCON, BOS코인 등 ICO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블록체인 기업들이 여럿이다. 선배 기업들이 후배들을 스타트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우승 상금을 걸고, 매달 경진대회를 한다면, 최소한 1년에 몇 십 개의 킬러 앱들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기대해 본다.

코인을 팔고, 코인 가격을 올리기 위해 자신들만의 세계에 갇혀 끼리끼리 밀어주기를 하는 대신에 참신한 아이디어와 열정을 가진 이들이 실제 자신의 메인넷에서 구동되는 DApp을 만들도록 적극 도와줬으면 한다. 그것이 생태계, 에코시스템을 만드는 제일 빠른 길이라고 생각한다.

쇼미더머니는 우승상금이 2억 원이다. 우승자 래퍼가 한류를 전파하는 것처럼, 해커톤 우승자가 블록체인을 살려준다면 우승 상금이 1억 원이 되도 결코 아까운 금액은 아닐 듯 하다. /조민양 동서울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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