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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가 빠르면 좋은 블록체인일까…'TPS'를 보는 두 시선

거래를 처리하는 속도를 부를 때 쓰는 초 단위
비트코인 초당 7TPS, 이더리움이 20TPS 수준
비자카드 2만4,000건 처리…TPS, 범용성 확보 열쇠
서비스 속도 향상위해 TPS 집중 추세 '활활'
업계 "이용속도 개선이 블록체인 범용성 높일 것"
VS. "TPS 무의미, 의미 없는 논쟁일 뿐"

  • 신은동 기자
  • 2018-09-06 17:25:48
속도가 빠르면 좋은 블록체인일까…'TPS'를 보는 두 시선

이더리움 플랫폼 위에서 구동하는 탈중앙화 애플리캐이션(DApp)은 1,850여 개. 수많은 서비스가 이더리움이라는 플랫폼에서 돌아가면서 각자 거래 처리를 위한 트랜잭션을 보내게 된다. 다만 이더리움의 초당 처리속도는 20TPS(TPS·Transactions per Second) 안팎. 만약 1,800여개 디앱에서 1초에 하나의 거래가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이 가운데 20개밖에 처리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에 업계에서는 블록체인이 활성화하기 위해 풀어야 할 숙제로 처리 속도를 꼽고 있다. 이더리움 재단 측이 속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달리는 이유도 서비스 이용자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처리 속도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새로 탄생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기존 문제를 개선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실제 구현을 장담하기 어려운 수준의 TPS 목표치를 제시하거나 블록체인으로서의 기본 기능을 무시한 채 TPS 수치를 올리는 데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동시에 나온다.

TPS는 거래 처리 속도를 부를 때 표현하는 단위로 초당 처리하는 트래픽의 개수를 일컫는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거래를 처리하는 카드사 중 하나인 비자카드는 2만4,000TPS를 처리한다고 알려졌다. 반면 암호화폐의 시초인 비트코인은 평균 초당 7TPS, 이더리움이 20TPS, 이오스가 3,000TPS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기존 금융서비스와 비교해 현저히 떨어지는 속도인 만큼 각 프로젝트들은 이 같은 속도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진행하고 있다. 비트코인의 경우 한 번의 거래가 발생하는 데 10분이 걸리며 이를 되돌릴 수 없이 완전히 종결된 거래로 확정 짓는 데까지는 이론상 1시간이 필요하다. 이에 비트코인 측은 빈번한 거래는 블록체인 아래에서 처리하고 특정 시점에서 그 결과 값 만을 블록체인이 기록하는 방식 등으로 속도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고 있다. 이더리움 역시 다양한 측면에서 처리 속도 개선을 위한 시도를 진행 중이다.

다만 TPS가 블록체인의 활성화를 결정하는 열쇠로 꼽히면서 최근에는 이례적인 TPS를 내세우는 프로젝트도 생겨나는 추세다. 일부 프로젝트의 경우 기술검증이 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검증되지 않은 TPS를 앞세워 프로젝트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어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한 블록체인 플랫폼 업체는 초당 100만 건 거래가 가능한 ‘메인넷(Mainnet)’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세계최초로 네트워크에 블록체인을 적용한 국내 대기업 KT가 2019년 말 목표는 최대 10만 TPS를 달성하겠다고 발표한 내용과 비교해봐도 이미 10배 이상 빠른 블록체인이 된다. 실시간 처리를 위한 부하 관리 및 소득 분배를 적용했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지만 구체적인 처리 기술 등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또 다른 블록체인 디앱(DApp) 플랫폼 개발 업체는 “특허를 낸 트랜잭션 솔루션을 기반으로 지연이 최소화된 빠른 속도로 모든 유형의 트랜잭션을 주고받을 수 있다”고 광고하며 “트랜잭션 속도가 2,000TPS정도의 빠르기를 자랑하며, 이상적인 환경에서는 최대 4,000TPS까지도 측정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실제 메인넷이 구동되기 전에 마케팅 측면에서 이례적인 TPS를 장담하는 추세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10년이 넘은 초기 블록체인 프로젝트도 TPS 증가에 아직 개선점을 찾아가고 있는 단계”라며 “실제 서비스가 구현되지 않는 상태에서 계산된 TPS는 검증되지 않은 수치일 뿐”이라고 했다.

TPS의 측정방법이 정확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드박스의 한 개발자는 “측정방식이 프로젝트마다 다 달라 절대적인 수치만을 놓고 평가하긴 어렵다”며 “메인넷 위에 실제 프로젝트들이 올라가고, 참여자들이 서비스를 구현해 나갈 때 실제 TPS가 증명될 것”이라고 했다. 이진호 헥슬란트 개발자는 “TPS 측정의 경우 여러 조건을 따져봐야 한다”며 “테스트 환경, 트랜잭션 설계, 노드 수 등 여러 조건에 따라 수치가 높게 측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랜잭션 자체에 연산을 하는 부분이 거의 없다던 지 처리해야 할 데이터의 크기가 작은 경우 등 여러 조건이 TPS의 높은 속도에 영향을 미친다”며 “한정된 환경에서 측정했다면 수치상으로 10만 건 이상을 나타내는 것은 힘들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에 TPS가 의미 없는 논쟁이라는 시각도 있다. 블록 검증에 참여한 노드가 적으면 처리속도는 빨라질 수밖에 없지만 검증 노드를 적게 둘 경우 네트워크 전체의 안정성을 보장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은 ‘투명성’, ‘위변조 불가능성’ 등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속도를 목적으로 등장한 것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또 다른 개발자는 “보증 등 데이터의 실시간성이 중요하지 않은 데이터를 처리할 경우 TPS는 결국 무의미한 것”이라며 “데이터의 무결성을 검증하는 데 더 가치가 있는 프로젝트에서는 단점으로 작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신은동기자 edshin@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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