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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만원이면 암호화폐 거래소 연다?'...안전장치는 전무

11월 기준 60여개 난립...암호화폐 거래소 구축 전문 개발업체도 등장
퓨어빗 등 고객피해 사건, 외주 개발 거래소로 나타나
업계 "외주 개발시 효율적 운영 어려워...보안 등 안전비용 들여야"

  • 원재연 기자
  • 2018-11-28 10:50:48
'5,000만원이면 암호화폐 거래소 연다?'...안전장치는 전무

암호화폐 거래소가 난립하고 있다. 5,000만원이면 모바일 버전까지 갖춘 거래소를 세울 수 있을 정도로 초기비용이 낮은 데다 정부가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해 통신판매업자 지위를 박탈하면서 딱히 필요한 등록절차도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거래소’ 명칭이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며 ‘취급업소’라는 용어를 쓰고 있지만, 우후죽순 격으로 생기는 업체들과 이로 인한 투자자들의 피해에 대해서는 사실상 뒷짐을 진 모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암호화폐 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도 한 달에 수 십 개의 신규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달(11월) 기준 국내에 법인을 세우고 영업 중인 암호화폐 거래소는 약 60여 개로 대부분 올해 문을 열었다. 이 중 상당 수는 자체 개발 인력이 아닌 외주 개발사를 통해 거래소를 운영 중이다.

암호화폐 거래소가 ‘돈이 된다’고 알려지면서 거래소 구축 시장에는 다양한 개발사들이 뛰어들었다.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인 후오비, 코인원 등도 이 시장에 진입해 협력사에 거래소 구축과 보안, 리스크 관리 솔루션 등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 아웃소싱 업체 중에는 암호화폐 거래소 개발, 구축 등의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곳도 있다.

문제는 이렇게 생긴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오픈 일정을 제대로 못 지키거나 전산장애에 제때 대응하지 못해 투자자들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퓨어빗 등 중소 암호화폐 거래소의 고객 피해사건들 역시 거래소 구축을 외주로 맡겼다가 터졌다. 단 몇 개월 만에 외주 업체에 거래소 서버 구축과 디자인을 맡기고 출범한 거래소들의 운영과 개발 역량에 대해 투자자들의 불암감도 커지고 있다. 실시간 거래가 이뤄지는 암호화폐 거래소의 특성상 거래소의 자체 개발 능력은 거래소의 신뢰도를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다. 한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는 “최근 채굴로 부상 중인 유명 중소 거래소 중에는 아예 거래소 직원 중에 개발자가 없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개발 인력이 전반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아예 시스템 전반을 외주에 맡겨 버리는 것이다.

거래소 구축을 외주에 맡기는 것은 낮은 비용 때문이다. 최근 거래소 오픈 연기와 관련된 논란을 일으킨 중소 거래소를 구축한 업체 관계자는 “업체마다 비용은 다르지만 최소 3억원, 서버를 구축하면 평균 5억~10억원 정도의 비용에 거래소를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추가비용을 내면 거래소 자체 채굴형 암호화폐까지 만들 수 있다. 국내 외주업체가 아닌 해외 업체를 사용하게 될 경우 단가는 더욱 낮아진다. 웹사이트 구축에 2,000만 원, 모바일 버전을 구축하는 데에는 3,000만원으로 최소 5,000만 원 이면 모바일 어플리케이션까지 갖춘 거래소를 가질 수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가 정부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점도 이 같은 현상을 더욱 부추긴다. 암호화폐 거래소가 올해 초 통신판매업자 지위를 박탈당한 후 금융업 등 특별한 지위가 없는 일반 법인이기 때문에 개설하는데 특별한 등록 절차가 필요하지 않다. 외주 비용만 있으면 사실상 누구나 거래소를 열 수 있는 것이다. 암호화폐 거래소 보안 등에 대한 규정도 존재하지 않는다. 고팍스, 업비트 등 일부 거래소들이 ISMS(정보보호관리체계) 인증을 받았지만, 정부는 전년도 직전 3개월간 일일 평균 방문자 100만 명 이상인 대형 거래소에만 인증 의무를 부과해 중소형 거래소는 해당하지 않는다.

외주에 개발을 전적으로 의존할 경우 아무래도 효율적인 운영이 어렵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커뮤니케이션이 바로 되지 않거나 외주업체에서 더 많은 비용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며 “또 상장 등 운영상 필요한 자잘한 개발과 보수 유지 등의 공사가 많다”고 지적했다. 거래소 보안이나 장애 관련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즉각 처리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암호화폐 거래소 업계 한 관계자는 “거래소 구축 자체는 호스팅 비용만 있으면 되지만, 안전한 거래소를 만들기 위해서는 더 비용이 든다”고 지적했다.

다만 거래소 측에 개발 역량이 부족할 경우 전문 외주 업체에 의존하는 편이 더 안전하다는 반론도 있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개발자는 “내부 개발 역량이 없으면 외주가 더 안전할 수도 있다”며 “외주 여부와 보안이 우수한 지 여부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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