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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터 아카데미(3부)]④시장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블록체인

  • 이화여대 융합보안연구실
  • 2018-12-18 11:42:10
[디센터 아카데미(3부)]④시장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블록체인
출처=셔터스톡

[디센터 아카데미(3부)]④시장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블록체인

블록체인이 가져올 미래의 변화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기에 오늘날 우리는 ‘블록체인 혁신 가능성’에 주목한다. 이들 가운데 블록체인이 주도하는 가장 큰 혁신은 아마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제 변화일 것이다. 블록체인이 오늘날 대중에게 가장 큰 관심을 받게 된 계기는 바로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의 등장이다. 비트코인 등장 초기 당시, 비트코인은 단순히 투자 대상의 한 종목으로 여겨졌지만, 오늘날의 비트코인은 새로운 결제 시스템, 거래·교환의 대체재로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대중들에게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그래서 암호화폐가 불러오는 금융 혁신인 ‘금융 빅뱅’에 오늘날 모두 주목하는 것이다.

비트코인은 모두가 이제 알고 있듯이 기존 화폐 시스템의 한계를 느낀 사토시 나카모토로 부터 시작되었다. 사토시 나카모토가 지적한 가장 큰 기존 화폐 시스템의 문제는 인플레이션의 발생으로 인한 화폐의 가치 저장 기능 수행의 실패이다. 이는 기존의 화폐가 발행할 수 있는 총량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돈의 희소성은 사라지게 되고 나아가 통화 구매력의 하락으로 이어져 결국 돈의 가치 자체를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토시 나카모토는 비트코인의 총 발행량 자체를 2100만개로 처음부터 제한하여 비트코인의 희소성을 보장하고 가치 하락의 문제를 방지하고자 하였다.

그렇다면 비트코인은 오늘날의 법정화폐가 갖는 한계를 모두 극복할 수 있는 완벽한 대체품이 될 수 있을까?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의 등장이 경제 시스템에 미친 영향을 먼저 살펴보자.

첫째, 암호화폐의 등장으로 위·변조가 불가능한 디지털 화폐 시스템의 구현이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그동안 전 세계에서 오랜 시간 동안 정부, 기업에서 이에 대한 다양한 시도가 있었지만 이중 지불 문제로 실패에 이르렀으나 비트코인이 이를 처음으로 해결하며 이중 지불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디지털 경제 환경을 형성하였다. 둘째, 국가의 개입 없이 작동하는 화폐 시스템의 등장이다. 일반적으로 화폐 자체의 내재적인 가치는 없으며 단지 정부의 규제 및 법에 의해 화폐로서의 지위를 갖는 화폐가 법정화폐이다. 따라서 현재 우리 주위에 존재하는 법정화폐는 모두 정부의 개입에 의하여, 국가의 보증을 기반으로 발행되고 움직이는 화폐이나 암호화폐는 이와는 분명히 다르다. 정부는 물론이고 특정 어느 기관의 간섭도 없이 발행되는 것이 암호화폐이다. 마지막으로, 암호화폐는 글로벌 경제 시스템의 작동을 가능하게 하였다. 암호화폐 존재를 유지하는 암호화폐의 생태계 즉, 블록체인은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움직인다. 이러한 글로벌 네트워크는 한 번 작동하기 시작하면 개별 국가나 권력 기관들이 이 네트워크를 임의로 중단시키거나 통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국가 간의 경계가 허물어진 진정한 글로벌 경제 생태계가 암호화폐로 인하여 시작되었다. 물론 인터넷의 발달과 세계 경제의 글로벌화 전략은 국경을 뛰어 넘은 다국적 기업을 비롯하여 헤지펀드를 생성하였지만 이들은 사실상 모두 특정한 기관 혹은 개별 국가의 통제를 받고 있어 이들은 특정 국가의 세법 혹은 산업 정책을 준수하여야 하는 의무가 있으며 위반 시, 해당 국가의 법적 처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암호화폐는 개별 국가 혹은 기관이 암호화폐가 존재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독점하거나 통제하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우리가 지금껏 알던 글로벌 경제 시스템과는 엄연히 다르다. 따라서 암호경제 기반의 암호화폐의 등장은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경제 생태계의 구축을 가능케 하였다. 즉, 우리는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경제 시장 구조를 암호화폐로 인하여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시장에서의 암호화폐 역할은 무엇일까?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의 역할을 정립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기업 현장에서 암호화폐의 성격을 규명하는 것은 암호화폐의 도입 및 사용에 따른 기업의 회계 처리 방법을 정하기 위한 중요한 기준이 된다. 나아가 국가 차원의 과세 부가 여부, 규제 강도를 비롯한 관리책임 부처의 소관 선정의 문제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암호화폐의 역할을 밝히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이로 인해 오늘날 암호화폐의 성격을 규정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먼저, 암호화폐가 일반적인 화폐의 기능을 수행한다는 입장이다. 독일은 2015년에, 일본은 2017년에 각각 비트코인을 지급결제 수단으로 공식적으로 인정하여 일종의 화폐로 자국에서 이미 사용하고 있다. 화폐의 주요 3대 기능은 교환의 매개 기능, 가치 척도 기능, 가치 저장 기능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살펴보았을 때, 아직 암호화폐를 통하여 결제 및 지급이 가능한 상점을 우리 주위에서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그러나 해외의 텐엑스(TenX), 크립토페이(Cryptopay), 비트페이(Bitpay) 등의 서비스를 이용하면 암호화폐를 신용카드사 계좌에 넣어놓고 해당 암호화폐의 가치만큼 신용카드로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암호화폐가 수반하는 화폐의 교환 역할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상적인 가치 저장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내구성, 휴대성, 대체성, 검증성, 가분성, 희소성, 검열 저항성’ 등의 속성을 지녀야 한다. 이러한 속성을 바탕으로 비트코인을 평가하여 보면, 비트코인은 여타 기존의 법정화폐보다 휴대성, 검증성, 가분성, 희소성, 검열 저항성 면에서는 분명 우수하다. 따라서 가치 저장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으나, 암호화폐는 외부 환경에 의하여 극심한 가격 변동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가치 척도의 차원에서는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실제로 가치 척도 기능을 평가하는 가장 결정적인 지표는 ‘미래 구매력’ 및 ‘위험 관리’이다. 스스로 안정적인 가치를 유지함에 따라, 미래 구매력에 대한 사람들의 의구심을 해소할 수 있어야 비로소 화폐로 인정받을 수 있으나, 암호화폐는 이러한 기능 수행에 있어 현재 취약하다. 따라서 오늘날의 암호화폐는 대부분 통화가 아닌 자산으로서의 성격이 더 짙다. 실제로 최근에 수행된 다수의 관련 연구를 종합하면, 비트코인이 화폐보다는 자산으로서의 성격이 크다는 쪽에 무게가 쏠린다. 이는 금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인인 달러 지수(US dollar index), 다우 존스 산업 평균지수(Dow jones industry average), 연방기금금리(Federal Funds Rate), 주가지수(S&P500)가 비트코인에도 금과 유사한 패턴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비트코인이 금과 유사한 위험분산능력과 가격 변동성을 갖는 것으로 간주하였다. 아울러 암호화폐는 오히려 금 보다도 ‘사용 편의성, 보관성, 안정성’ 측면에서 뛰어나 향후 금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하며 금 보다 훨씬 더 나은 안전자산으로 최근 평가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처럼 암호화폐가 화폐, 자산 등의 성격을 동시에 가질 수 있는 까닭은 암호화폐는 코드인 일종의 소프트웨어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암호화폐는 코드의 프로그래밍에 따라 조건을 달리 담을 수 있기 때문에 프로그래머블 머니(programmable money)로 불린다. 프로그래밍 설계를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우리는 암호화폐의 흐름 추적 범위를 설정할 수 있으며 화폐의 사용처도 제한할 수 있는 등의 자유로운 옵션 설정이 가능하다. 이러한 프로그래머블 머니인 암호화폐의 등장으로 인하여 오늘날 우리는 프로그래밍으로 설계가 가능한 프로그래머블 경제(programmable economy)의 시대를 살 수 있게 되었다.

프로그래머블 경제 환경에서 우리는 경제 시스템 자체를 설계하여 실제 우리의 현실에 이를 적용하여 작동시키는 새로운 경제 시스템을 구축 가능하게 되었다. 이처럼 우리는 블록체인 환경에서 새로운 암호화폐라는 하나의 수단을 통하여 새로운 경제 시스템을 창조할 수 있게 되었고 이를 실생활에 구현까지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따라서 블록체인의 환경에서 암호화폐는 그 스스로 경제 플랫폼이 되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날의 암호화폐는 단순히 화폐인 돈이나 금, 은을 대체하는 교환을 위한 상품의 매개체가 아니라 새로운 경제 플랫폼 자체로 인정하여야 할 필요가 있게 되었다. 이는 향후 글로벌 시장 경제의 더 큰 패러다임 전환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아직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로 결제로 할 수 있는 상점은 전 세계적으로 턱없이 부족하다. 따라서 거래의 대상으로 혹은 가치 저장의 수단으로 일상생활에서 암호화폐가 완전히 대체되기에는 아직 어렵다는 점은 분명하다. 비트코인 등의 암호화폐는 화폐를 표방하지만 화폐의 주요 기능 중 하나인 교환의 매개로 쓰기엔 제약이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암호화폐의 본질을 포기하기엔 아직 이르다.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VISA 카드 역시 오늘날과 같은 네트워크를 구축하기까지는 1958년 설립 이래 약 60여 년이 걸렸다. 이에 비하면 비트코인의 역사는 아직 10년도 채 되지 않았으니 암호화폐의 미래를 속단하기에는 이르다. 따라서 비트코인을 넘어 블록체인이 가져올 시장 경제의 미래 변화는 현재의 우리 태도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이제 블록체인이 가져온 ‘낯선 것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나 현실을 직시하여 블록체인이 일으킬 시장 패러다임의 변화에 주목하여야 한다./채상미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박민정 이화여대 융합보안연구실 연구원

[디센터 아카데미(3부)]④시장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블록체인
이화여대 융합보안연구실(CS Lab)을 이끌고 있는 채상미(왼쪽)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경영학 석사, 뉴욕주립대에서 경영정보시스템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기업의 정보보안 정책과 보안 신기술 도입 전략, 블록체인의 활용과 적용을 연구 중이다. 박민정(오른쪽) 연구원은 성신여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이화여대에서 빅데이터 분석학 석사, 경영학과 박사를 수료했다. 현재 블록체인과 개인정보보호, 정보보안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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