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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산업에도 전자공시시스템(DART)이 필요하다"

빗썸·코빗·고팍스·씨피닥스, 크로스앵글의 암호화폐 정보 공시 플랫폼 '쟁글' 활용
상장 심사·투자 정보 제공에 쟁글의 온체인 데이터 활용
거래소 상장 심사 과정서 발생하는 '모럴 해저드'도 극복 가능
김준우 크로스앵글 대표 "해외 거래소로 파트너십 범위 넓힐 것"

  • 박현영 기자
  • 2019-05-24 13:56:00
'암호화폐 산업에도 전자공시시스템(DART)이 필요하다'
김준우 크로스앵글 대표가 23일 서울 강남구 코빗라운지에서 열린 ‘블록체인 프로젝트 공시 심사제도 설명회’에서 쟁글 플랫폼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국내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Bithumb), 코빗(Korbit), 고팍스(GOPAX), 씨피닥스(CPDAX)가 암호화폐 정보 공시 플랫폼을 통해 투자 정보를 공개한다. 투자자 보호 장치가 부재한 암호화폐 시장에서 투명한 거래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취지다.

네 거래소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플랫폼은 크로스앵글의 암호화폐 정보공시 플랫폼 ‘쟁글(Xangle)’이다. 김준우 크로스앵글 대표는 23일 서울 강남구 코빗라운지에서 열린 ‘블록체인 프로젝트 공시·심사제도 설명회’에서 쟁글 플랫폼이 필요한 이유와 쟁글 내 정보 공개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해 발표했다.

암호화폐 정보 공시 플랫폼, 왜 필요한가
김준우 대표는 “전통 증권시장에는 우리나라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다트(DART)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에드가(Edgar)처럼 투자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공시 플랫폼이 있다”며 “암호화폐 시장에도 이런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쟁글 플랫폼을 구축하게 된 배경에 대해선 그는 “암호화폐 자체가 국경을 초월하는 자산이라, 정부 주도로 공시 플랫폼이 만들어질 수 없다”며 “암호화폐 시장에선 (공시 플랫폼을) 민간에서 시작하고 각 국가가 받아들이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현재 쟁글은 베타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쟁글 플랫폼상에서 공개되는 정보는 블록체인상에서 알 수 있는 온체인(On-chain) 정보와 그 밖의 오프체인(Off-chain) 정보로 구성된다. 김 대표는 “토큰 홀더가 몇 명인지, 스마트 콘트랙트는 얼마나 체결되고 있는지 등 블록체인 상에서 알 수 있는 정보를 우선 제공한다”며 “특정 지갑 주소가 상당량의 토큰을 보유하고 있다면 해당 주소가 어느 거래소의 지갑인지도 추적한다”고 설명했다. 증권시장의 기업 지분구조처럼, 암호화폐 시장의 토큰 보유 비중을 알 수 있는 셈이다.

오프체인 정보는 블록체인상에 없는 온라인 데이터와 암호화폐 발행 팀으로부터 얻은 오프라인 데이터를 끌어모아 제공한다. 김 대표는 “크로스앵글의 인력이 수작업으로 온라인 데이터를 하나하나 모으고, 오프라인 데이터는 프로젝트 팀과 논의해 진행상황별로 업데이트한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쟁글 플랫폼 사용 시 암호화폐 발행 팀이 얻는 이점도 소개했다. 투자자 관리 및 정보 공개에 따른 비용이 크게 준다는 것. 쟁글을 이용 중인 프로젝트 ‘코스모체인’ 관계자는 “암호화폐 상장 이후 투자자와의 커뮤니케이션에 드는 비용이 가장 컸다”며 “쟁글에 코스모체인의 모든 활동을 기록하기 시작한 이후 그 비용이 상당히 줄었다는 내부 평가가 나왔다”고 밝혔다.

자체 리서치 기능 갖추던 거래소들, 왜 ‘쟁글’ 쓰나

'암호화폐 산업에도 전자공시시스템(DART)이 필요하다'
쟁글 베타서비스 화면 캡처.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상장 심사를 진행하고 투자자 정보를 제공하는 데에 쟁글 플랫폼을 활용하기로 했다. 거래소들이 그동안 자체 리서치를 하고 투자자들을 위한 리포트를 발간했음에도 쟁글을 쓰기로 한 이유는 무엇일까.

설명회에 참석한 거래소 관계자들은 거래소 상장 정책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쟁글 플랫폼을 활용하기로 했다고 입을 모았다. 공동으로 특정 플랫폼을 활용하면 거래소마다 자체 정보를 제공할 때보다는 신뢰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정석문 코빗 사업담당자는 “무수한 암호화폐 프로젝트가 난립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채널은 부재한 현 상황은 거래소의 신뢰성 있는 상장 정책으로 개선할 수 있다”며 “상장 정책의 신뢰성을 높이려면 독립성과 중립성을 갖춘 플랫폼이 필요하기 때문에 쟁글을 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코빗은 평소 상장 심사를 할 때 기존 유가증권시장처럼 거래량과 시가총액을 살펴보는 양적 평가, 지분구조나 펀디멘털을 살펴보는 질적 평가를 하는데, 이 중 질적 평가 부분에서 쟁글의 정보를 활용할 계획이다.

거래소가 상장 심사를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도덕적 해이(Moral Hazard)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 쟁글 플랫폼을 이용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문선일 B2B사업실장은 “빗썸도 자체 리서치, 리포트 발간, 이슈 모니터링 등 다각도로 정보를 공시하고 있지만 공시할 때 거래소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며 “거래소 공시에는 이런 근본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쟁글을 활용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리서치를 하면서도 쟁글의 공시 정보, 특히 온체인 데이터를 정보 공개에 집중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쟁글에게 남은 건?…데이터 신뢰성·해외 파트너사 등 확보해야
이처럼 국내 주요 거래소 4곳이 쟁글 플랫폼을 이용하기로 하면서 쟁글이 암호화폐 시장의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를 위해선 쟁글도 남아있는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선 오프체인 데이터를 더 상세하게 확보해야 한다. 온체인 데이터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상에서 투명하게 공개되는 정보를 정리하면 되지만, 크로스앵글이 직접 정보를 모으는 오프체인 데이터는 신뢰성도 더 확실하게 보장돼야 한다. 임현민 크로스앵글 리서치센터장은 “프로젝트 입장에서도 텔레그램으로 일일이 투자자 관리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인 소통 창구를 갖게 되는 것이므로, 프로젝트들과의 확실한 협의로 데이터를 제공할 것”이라며 “팀 구성원이나 재무상황 변화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겠다”고 설명했다.

기존 암호화폐 정보 공시 프로젝트들과의 차별점도 강화해야 한다. 임 센터장은 “기존 정보 공시 프로젝트들은 주로 프로젝트 기술 로드맵 등 일회성 정보를 제공하는데, 쟁글의 경쟁력은 프로젝트들의 개발 상황이나 파트너십 상황까지 꾸준히 업로드하는 데에 있다”며 “여러 거래소에 규격화된 공통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도 차별화 포인트”라고 말했다.

암호화폐가 국경을 초월하는 자산인 만큼, 해외로 활용 범위를 넓히는 것도 중요하다. 국내에도 해외 암호화폐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김준우 크로스앵글 대표는 “이미 고객 니즈(Needs)가 광범위하기 때문에 영문으로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며 “해외 거래소들과도 파트너십을 논의하고 있고, 곧 어떤 해외 거래소에서 쟁글을 이용할 수 있는지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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