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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터 스냅샷]도둑상장만 하는 암호화폐 거래소, 괜찮나요?

중국 암호화폐 거래소 빌락시의 상장 방식은?
프로젝트 팀에 통보 없이 상장
최초상장 하루 앞 둔 암호화폐 집중 공략…비정상적 가격 상승·하락 초래
탈중앙화 생태계 지향?…그렇다면 왜 최초상장 암호화폐만 노리나

  • 박현영 기자
  • 2019-06-07 17:26:35
[디센터 스냅샷]도둑상장만 하는 암호화폐 거래소, 괜찮나요?
/셔터스톡

도둑상장, 기습상장 혹은 자율상장. 암호화폐 거래소가 프로젝트 팀과 협의 없이 해당 팀의 암호화폐를 상장하는 것을 말한다. 도둑 상장에 대한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탈중앙화 생태계에선 어떤 암호화폐든 상장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과 프로젝트 팀과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은 여전히 대립한다. 그런데 도둑상장만을 집중 공략하는 거래소가 있다. 블록체인 업계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중국 암호화폐 거래소 ‘빌락시’ 이야기다.

최초상장 하루 전날만 노린다…초기 거래량으로 수수료 수익 얻어
빌락시는 ‘도둑상장만 하는 거래소’로 유명세를 탔다. 다른 거래소에 최초상장될 예정이었던 암호화폐를 상장 하루 전날 먼저 상장하는 방식이다. 상장은 대부분 빌락시가 미리 확보해둔 물량으로 이뤄지며, 이 과정에서 프로젝트 팀과의 상의는 없다. 지난해 빗썸 최초상장을 예고했던 팝체인(PCH)을 시작으로 올해는 캐리프로토콜(CRE), 오브스(ORBS) 등을 통보 없이 상장했다.

지난달 캐리프로토콜(CRE)은 업비트 최초상장을 예고했는데, 빌락시는 상장 하루 전날 기습으로 CRE를 상장했다. 이때 캐리프로토콜 ICO(암호화폐공개)에 참여하지 못한 투자자들은 빌락시에서 상당량의 토큰을 매수했다. 빗썸에 최초상장될 예정이었던 오브스(ORBS)는 빌락시의 갑작스러운 상장으로 초반 가격 폭락 사태를 겪었다. 당시 오브스 측은 협의한 상장이 아님을 즉시 밝혔지만 IEO(암호화폐 거래소공개) 당시 가격보다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빌락시는 상장 전부터 유망하다고 평가받는 ERC-20 기반 토큰들도 예고 없이 상장하곤 했다. ERC-20처럼 코드가 공개된 기존 토큰 발행 표준을 이용할 경우 기술적으로 얼마든지 상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빌락시가 클라우드브릭(CLB) 상장을 예고하자 다른 거래소와 최초상장을 논의 중이던 클라우드브릭 측은 토큰에 락(Lock)을 걸기도 했다.

이 같은 상장 방식은 빌락시의 생존 전략이다. 대형 거래소들은 프로젝트 팀으로부터 고액의 상장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내지만 중소형 거래소에겐 힘든 일이다. 거래량 자체가 많지 않으므로 평소 거래 수수료만으로는 충분한 수익을 내기 어렵다. 때문에 빌락시는 최초상장을 앞둔 암호화폐를 상장하고 초기 거래량을 일으켜 수수료 수익을 벌어들인다. 유망 암호화폐를 먼저 상장한다는 이미지로 고객도 끌어들일 수 있다. 이 전략으로 빌락시는 한 때 코인마켓캡 기준 거래소 순위 20위권에 진입한 적도 있다.

탈중앙화 생태계서 상장은 ‘거래소 자율’?…다른 유망 암호화폐도 상장해야 ‘타당’
우리는 빌락시의 생존 전략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빌락시는 탈중앙화 정신에 입각한 거래소일까, 아니면 업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거래소일까.

우선 도둑상장 혹은 기습상장이 잘못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측의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탈중앙화를 지향하는 블록체인 업계에선 비트코인(BTC)이나 이더리움(ETH)을 상장하듯 거래소가 그 어떤 암호화폐도 자율적으로 상장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 ▲프로젝트 팀으로부터 고액의 상장 수수료를 받는 거래소의 관행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이다.

빌락시의 상장전략이 첫 번째 근거에 들어맞으려면 최초상장을 앞둔 암호화폐만 상장할 것이 아니라, 다른 유망 암호화폐도 꾸준히 상장해야 한다. 다른 거래소에 이미 상장돼있더라도 기술적으로 뛰어난 프로젝트의 암호화폐라면 얼마든지 상장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빌락시의 상장 이력은 대형 거래소에 최초상장을 앞둔 프로젝트에 집중돼있다. 탈중앙화 정신에 따라 훌륭한 프로젝트를 발굴한다기엔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 같은 상장은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수량이 예상치 못하게 미리 풀리기 때문에 정작 최초상장 거래소에선 초반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하거나 하락할 수 있다. 투기 세력도 늘어난다. 최초상장 전 빌락시 상장 소식을 미리 접한 투자자들은 암호화폐를 싼 가격에 매수하고, 예정된 최초상장 시점에 팔아넘기며 투기 이득을 취하려 한다.

그렇다면 두 번째 근거를 보자. 빌락시의 상장 방식은 고액의 상장 수수료를 지불하는 방식보다 나을까. 도둑상장 경험이 있는 프로젝트 관계자는 “상장 이후 추가로 상장해주겠다고 하는 것은 괜찮지만, 최초상장 전 통보 없이 상장할 경우 최초상장하기로 한 거래소와의 계약 관계가 흐트러지면서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장 수수료를 지불하면서까지 최초상장을 약속하는 이유는 그 거래소에 상장하는 게 프로젝트에 도움된다고 생각해서다”라며 “잘 알려지지 않은 거래소에 수수료 없이 상장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고액의 수수료를 요구하는 거래소가 부담스럽지만, 통보 없는 상장 역시 여러 문제를 일으킨다는 지적이다.

빌락시의 전략은 도둑상장을 둘러싼 거래소와 프로젝트의 입장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끔 한다. 최초상장 직전의 암호화폐처럼 거래량이 어느 정도 기대되는 암호화폐만 기습으로 상장하는 일이 탈중앙화의 가치를 존중하는 것일까? 아니면 기회주의적인 전략적 선택일까?
/박현영기자 hyun@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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