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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리스크에 직면한 다크코인…각국 가이드라인에 운명 달렸다

다크코인 상장폐지 진행 중인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해외는 신규상장
전문가들 "FATF 권고안 근거로 한 각국의 자국 규제안에 따라 다크코인 운명 갈린다"

  • 노윤주 기자
  • 2019-09-27 13:41:20
규제 리스크에 직면한 다크코인…각국 가이드라인에 운명 달렸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암호화폐 관련 규제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지 3개월이 지났다. 국내 거래소들은 트래블 룰 조건에 부합하기 위해 다크코인을 상장폐지 중인 가운데, 해외에서는 오히려 다크코인을 신규상장하는 등 국내외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각 국가의 세부 규제에 다크코인의 운명이 달렸다.

국내 거래소 발 빠른 상장폐지 움직임…거래소 인가 획득에 총력

FATF 가입국은 내년 6월 열리는 FATF 총회 전까지 암호화폐 관련 국제 기준 및 공개 성명서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 국회에는 ‘특정 금융거래정보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특금법)’이 계류 중이다. 특금법의 주요 골자는 암호화폐 거래소 인·허가제다. 규제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면 사실상 암호화폐 거래소 사업을 접어야 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국내 거래소는 우선 암호화폐 송금 시 송·수취인 및 기관의 정보를 수집해야 하는 트래블 룰을 맞추기 위해 익명성이 보장된 ‘다크코인’을 상장폐지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4대 거래소 중 한 곳인 업비트는 지난 20일 모네로, 대시, 지캐시, 헤이븐, 비트튜브, 피벡스 등 다크코인 6종을 상장폐지했다. 업비트 측은 “FATF 개정안 15장에는 가상자산(암호화폐) 취급업소가 금융회사에 준하는 기준을 적용해야 하며, 법적 소재지에 신고 및 등록해야 하는 등 여러 기준을 정하고 있다”며 “곧 적용될 16장에서는 가상자산의 송금인과 수취인에 관련된 정보를 수집 보유해야 함을 기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도화 논의와는 별개로 암호화폐가 자금세탁이나 불법적인 목적으로 사용돼서는 안 된다는 FATF의 합의를 존중해 송금인과 수취인을 명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프라이빗 암호화폐(다크코인)에 대한 거래 지원 종료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지캐시가 상장된 코빗은 유의 종목 지정 및 상장폐지를 검토 중이다. 코빗 관계자는 “상장팀에서 이달 중으로 지캐시 관련 검토를 마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빗썸에도 모네로, 대시, 지캐시가 상장돼 있다. 다만 아직 상장폐지 검토는 하고 있지 않다. 빗썸 관계자는 “규제 당국의 입장이 나오면 순차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며 “내부 상장 적격성 심사에 따라 규정에 맞춰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각종 이벤트에서는 다크코인 종목을 제외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코인원에는 상장된 다크코인이 없다.

해외 거래소 반응은 제각기…법률 전문가들 “다크코인 운명은 자국 규제안에 달려”

국내와 달리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는 다크코인을 활발히 도입하고 있다.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지난 17일 대시를 상장했다. 사용자 등록 절차를 밟는 형식으로 익명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바이낸스는 대출 서비스에 모네로, 제트캐시, 대시 등 다크코인 3종을 추가하기도 했다.

반면 코인베이스영국(UK)은 지난 8월 26일부로 제트캐시를 상장폐지했다. 코인베이스영국이 직접 상장폐지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영국 금융감독원(FCA)이 8월 초 발표한 암호화폐 규제 가이드라인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당시 FCA는 “증권 또는 전자화폐 범주에 속하지 않는 암호화폐는 규제 대상이 아니”라며 “다만 암호화폐를 이용한 특정 행위는 그 종류와 관계없이 규제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FATF 가이드라인을 따르더라도 각국의 상황과 세부법령이 다를 수 있어 이 부분에서 다크코인의 운명이 갈릴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조원희 디라이트 대표 변호사는 “암호화폐 거래소는 FATF 가이드라인을 준수한 각국 개별 법령의 적용을 받는다”며 “국내에서도 특금법이 준비 중이기 때문에 거래소들이 자율규제를 하는 것으로 보여 진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도 FATF의 가이드라인을 적용받기는 하지만 국내와는 상황이 달라 다크코인을 해석하는 논조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거래소들은 거래소 허가와 실명인증 가상계좌를 받지 못하면 사실상 운영 정지 선고를 받는 것이기 때문에 탈이 날 수 있는 부분을 사전에 확실히 방지한다는 이야기다. 각국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다크코인을 보는 시각에도 온도 차가 생긴 것이다.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도 “국내에 신고제가 도입될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자체적으로 다크코인을 상장폐지 중인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나라는 이와 같은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온도 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크코인, 상장폐지 계속되면 제 기능하기 어려워… AML 준수 위해 노력 중

업계에서는 상장폐지가 계속된다면 다크코인이 제 기능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초기에는 기존 다크코인 다량 보유자들이 코인 처분을 위한 장외거래(OTC) 시장을 형성할 수 있다”며 “그러나 거래소 상장폐지가 계속된다면 아무래도 제 기능을 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다크코인은 코인 기능이 멈추는 것을 방지하고자 FATF의 자금세탁방지(AML) 규정을 준수하는 데 문제가 없음을 피력하고 있다. 최근 지캐시는 ‘FATF 권고안을 준수하는 법’이라는 글을 공개했다. 지캐시는 고객주의의무(CDD), 트랜잭션 모니터링, 문서보존, 의심거래 포착, 트래블 룰 등 규정을 모두 준수한다는 내용이다. 지캐시 측은 “우리 암호화폐는 FATF 권고사항을 모두 만족한다”며 “다른 암호화폐보다 트래블룰 준수 가능성도 높다”고 강조했다. 이어 “송금 시 암호화 기능이 탑재된 메모를 통해 송·수취인의 정보를 기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윤주기자 daisyroh@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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